설 국 소설 冊



 당신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그 사랑은 당신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있나요? 책장을 덮으며 문득 이런 질문이 하고 싶어진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사랑받고 싶어했던 한 여자(고마코). 그리고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넘나들며 감정에 다소 회의적이었던 한 남자(시마무라). 더불어 불빛의 환영()처럼 등장해 오묘한 매력을 풍기다 불빛으로 사라진 한 여자(요코). 해마다 시마무라가 찾던 눈의 마을, 니가타 현으로 향하는 열차 안 풍경 이야기로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 호기심?
 시마무라의 열차 좌석 맞은 편(정확히 말하면 대각선)에 앉아 있던 요코. 똑바로 바라볼 수조차 없을 만큼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진 시마무라는 창을 거울삼아 그녀를 유심히 지켜본다. 

특히 처녀의 얼굴 한가운데 야산의 등불이 켜졌을 때,
시마무라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
  
                                                                                                 - P 12

■ 사랑? 우정?
시마무라, 그는 자연 친화적 여행을 즐기는 부유한 여행가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런 그가 해마다 찾는 니가타 현의 온천장에는 그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인, 고마코가 있었다. 손님과 게이샤, 그들은 관계는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된다. 물론 그녀가 본격적으로 게이샤가 된 건 시간이 좀 흐른 뒤였지만, 그가 그녀를 처음 본 십 대 후반의 나이에도 그녀는 이미 접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깨뜨릴 수 없는 깨끗함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그녀와 정신적 유대를 이어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점점 그를 좋아하게 되고, 가끔 그 감정을 그에게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그녀를 대하는 미온적인 시마무라의 태도에 있었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아니면 눈치가 없는 건지, 그는 그녀의 그런 태도를 애써 무시한다. 어쩌면 그가 유부남이라는 점, 혹은 이미 열차에서 본 요코가 그의 마음을 앗아가 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얽힌 삼각관계??
 열차 안에서 시마무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요코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가 열차에서 본 요코와 동석()해 간호를 받던 환자가 바로 고마코가 사는 집주인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요코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과정에서 그는 고마코가 미처 말해주지 않았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기도 했는데, 그건 바로 고마코와 집주인 아들이 오래전부터 서로 좋아했고, 치료비 마련을 위해 게이샤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이런 부분이 시마무라와 고마코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고마코의 일기(日記)에 관한 이야기까지 등장해, 서로 조금 더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당신은 솔직한 사람이죠? 솔직한 사람이라면 제 일기를 모두 보내드릴 수 있어요.
절 비웃지 않는 거죠? 당신은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P 75

■ 허무(
虛無)
 결국, 집주인 아들은 죽고 만다. 임종의 순간, 요코는 시마무라를 배웅 나간 고마코를 설득해 데려가려 했지만, 그녀는 완강히 거부한다. 어쩌면 힘든 시절 자신에게 힘이 된 유일한 사람이었던 그였기에, 그 죽음을 더 보기 싫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 후 시마무라는 더는 니가타 현을 찾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런 그의 노력도 자기 내면에 드리운 솔직한 감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결국, 다시 찾게 된 니가타 현 그리고 고마코, 그 두 사람의 재회가 있던 날 마을에서는 화재 사고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사고는 고마코가 미쳐 버릴지 모른다고 걱정하던, 시마무라에게 고마코를 잘 대해주라고 부탁하던 요코를 등장 때와 같은 화려한 불로 지워버린다.

 고마코와 대화를 나눌 때 시마무라는 '아름다운 헛수고'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했는데,
이 표현은 아마도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래도 난 '헛수고'라는 이 표현에는 동의하고 싶지 않다. 아무리 노력해도 과거와 현재의 감정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그 노력은 추억이라는 또 다른 값진 선물을 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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