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눌프 소설 冊



  진정한 자유를 원했던 한 남자
 늦은 시각 무두쟁이 에밀 로트푸스의 집을 찾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집도 직업도 없이 이리저리 떠돌지만 가는 곳 어디에서나 사람들의 환대()를 받던 한 남자. 때론 그런 부분을 즐기기도 했지만, 절대 상대방에게 부담은 주지 않으려 노력했던 한 남자. 그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구속과 소유, 계획 등의 일반적 상식을 부정하며 자신만의 관념으로 정의한 세상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자 노력했던 크눌프다. 그를 기억하는 그의 모든 친구는 그가 직업을 구하고 결혼도 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길 바라지만, 그는 웃으며 누구보다 그런 것들의 본질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계획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야. 사실 사람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거든.실제로는 바로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매 순간 아주 무분별하게 행동한다구.친구가 된다거나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아마도 내가 말한 경우에 해당되겠지.하지만, 결국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몫을 철저히 혼자서 지고 가는 것이고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는 없는 거야.
                                                                                                              - P71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상처
 사실 크눌프에게도 다른 이들과 똑같은 평범한 모습이 있었다. 그런 그의 삶이 갑자기 바뀐 건 어린 시절 그의 첫사랑, 프란치스카와의 일 때문이었다. 프란치스카를 남몰래 좋아하던 그는 어느 날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고백하게 되는데, 그때 그녀는 그를 동정하며 자신은 이러이러한 멋진 남자와 교제할 거라는 말을 한다. 그날 이후 크눌프는 그녀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그는 멀쩡히 잘 다니던 라틴어 학교를 그녀가 원하던 기술자가 되는데 필요한 독일어 학교로 옮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아버지와의 충돌까지도 감수한다. 이래서 사랑의 힘이 위대하다고 하는 걸까?
 조금씩 그는 그녀가 원했던 남자친구의 모습을 갖춰가며 그녀의 남자친구가 될 날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그녀가 자신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음을 깨닫게 되고 그녀에게 이미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믿음은 산산이 조각나버린다. 책 속에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그가 방랑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아이를 낳던 중 사망한 아내 리자베트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후 그는 아이를 입양 보내고 방랑자로서의 생활을 지속해왔던 것 같다.

되돌아 본 자신의 삶
 
불안정한 방랑 생활 탓인지 크눌프는 폐결핵에 걸리게 된다. 건강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였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무렵 그는 의사 친구 마홀트를 만난다. 마홀트는 그의 다음 목적지인 고향에 머물 병원까지 예약하며 그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왔지만, 크눌프는 끝내 자신이 추구해온 삶의 방식을 굽히지 않았다. 책 후반부에 병세가 심해지며 임종에 가까워지자 신과 크눌프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그동안 그가 숨기려 했던 이면에 감춰진 진솔한 면과 약간의 후회가 묻어나는 것 같았다.
 만약 그가 라틴어 학교를 계속 다녔더라면 그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 아니면 그가 살아온 방식을 바꿨더라면 어땠을까?? 책에서 보여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네가 겪은 과정이 어떤 모습이든 난 늘 너와 함께 했었다.'라고 말한 신의 대답이었다.

 읽으면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조르바가 연상되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 신의 존재를 부정했던 조르바와 크눌프는 완벽히 다른 성격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들의 삶이 다소 무능하고 무가치한 삶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각을 조금만 돌려 생각해보면 이들의 삶도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문득 「삶은 여행」이라는 이상은 씨의 노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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