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Book1) 소설 冊


 

 다소 암호처럼 느껴진 독특한 제목과 하드 커버 그리고 생각보다 두터운 분량. 마치 커피를 마시기 전에 향을 음미하는 것처럼 이것저것 확인하던 내 눈에 무언가 포착된다. 그건 바로 출판사의 이름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의 국내 판권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문학사상사>가 아닌 <문학동네>인 것이다. 왜갑자기 이렇게 출판사가 바뀌게 된 것일까? 이렇게 다소 지엽적인 부분에 대한 엉뚱한 호기심으로 하루키와의 재회()는 시작된다.

■ 1Q84의 의미 : Parallel World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자연스레 연관지을 수밖에 없었던 조지 오웰의 작품 <1984>, 솔직히 조지 오웰의 작품을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얼마 전 읽은 <철학 카페에서 문학읽기>라는 책을 통해 <1984>의 내용은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그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사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난 단순한 두 작품의 연관성보다는 그가 어떤 소재를 바탕으로 어떤 이야기를 통해 상징적 존재인 '빅 브라더'를 연출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컸다.
 이번 작품도 역시 하루키는 하루키만의 느낌이 충만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가정폭력의 가해자를 비밀리에 완벽히 제거하는 살인자이자 스포츠 클럽의 마셜아츠 인스트럭터 아오마메, 한 살 때 목격한 엄마의 불륜 장면을 너무도 선명히 기억하는 학원 수학 강사이자 소설가를 꿈꾸는 덴고, 특별한 연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남녀의 이야기는 1984년이라는 시대적 배경 아래 그려진 전혀 다른 두 작품을 섞은 듯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묘하게 이어졌다.
 '증인회'라는 모태신앙으로 자신 만의 세계를 잃어버린 아오마메 그리고 아버지의 사무적 도구가 되어야만 했던 어린 시절의 덴고, 이 두 사람은 서로 인식이라는 것이 불완전한 어린 시절의 상처라는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서서히 드러나던 각자의 기억 속에서 두 사람은 이미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두 사람의 다른 모습은 '현실 속의 또 다른 현실 (Parallel World)'이라는 부분으로 표면화되는데, 하루키는 이런 점에서 'Question'의 Q를 사용, 1Q84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이다.

■ <공기 번데기>와 선구(先驅)
 각자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던 아오마메와 덴고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 같은 대상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 대상은 사회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코뮌 형태로 출발한 유기농공동체에서 갑작스럽게 종교 단체로 변모한 '선구(先驅)'라는 이름의 종교 법인이었다. 아오마메의 접근은 '선구'에서 성폭력 피해자 보호소로 극적인 탈출을 감행한 10살 소녀 쓰바라시로부터 시작된 것이었고, 덴고의 접근은 '선구' 창시자의 딸이자, 부모의 실종으로 도망쳐 온 17세 소녀 후카에리가 쓴 문예지 신인상 응모작, <공기 번데기>를 개역하는 일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선구'에서 일어나는 비리와 그 피해자들의 실상을 밝히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두 사람이 공통으로 발견한 '리틀 피플'이라는 존재.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리틀 피플'이라는 존재는 마치 '빅 브라더'의 감시수단 '텔레스크린'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런 '선구'와의 대결구도가 그려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리고 서로의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두 사람의 재회도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하다.

 아오마메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혈 거부의 교리는 '증인회' 어린이들에게 가장 먼저 머릿속에 주입되는 일이다. 신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수혈을 해서 지옥에 떨어지기보다는 청정한 몸과 영혼인 채로 죽어 낙원에 가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친다. 거기에 타협의 여지는 없다. 지옥에 떨어지느냐 낙원에 가느냐. 길은 그 둘 중 하나뿐이다. 아이들은 아직 비판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러한 논리가 사회통념상으로, 혹은 과학적으로 올바른 것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배운 것을 그대로 믿는 수밖에 없다.


                                                                                                 - P515

 이 책을 읽는 내내 '혹시 하루키도 리처드 도킨스의 책에 영향을 받은 걸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간이 유전자의 목적 달성을 위한 기계에 불과하다는 <이기적 유전자>의 관점이 아오마메를 통해 그려졌고, 또한 위에 인용한 본문을 보면 <악마의 사도>에서 '감염된 정신'이라는 부분을 통해 도킨스가 말하고자 했던 위험성을 그대로 인용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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