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소설 冊



 어느덧 내게도 오지 않을 것만 같던 30대라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이미 제발로 찾아와 있다.
이제는 나이를 묻는 질문이 곤혹(困惑)스럽기 까지한 '마냥 꿈꾸던 시절'은 정말 끝이난 걸까? 책장을 덮으며 한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강하게 훑고 지나갔다. "아! 나는 지금까지 무슨 꿈을 그리며 살아온 걸까?"


열 아홉, 스물 : 도쿄로 탈출
 늘 부모님의 간섭으로부터 해방을 꿈꿔왔던 다무라 히사오는 대학을 핑계로 고향 나고야를 떠난다. 이렇게 시작된 도쿄에서의 다무라의 삶을 오쿠다히데오는 참으로 유쾌하게 잘 그려냈다. 도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의 세련된 복장에 비해 너무도 추레하게만 느껴졌던 그의 모습. 무작정 친구의 하숙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저녁한끼 조차 해결하지 못하던 소심한 모습. 고민끝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지만 먹지도 못하고 끝까지 포장된 상태로 들고 다니던 모습. 결국 어렵게 친구 히라노의 하숙집을 찾아냈을때는 "와~이제 밥먹겠네!" 하는 동정심 마저 들게했다. 평소 음악을 좋아했고 '음악평론가'가 되고 싶어했지만, 그는 전혀 관심없던 문학부에 지원, 합격한다.그렇게 시작된 그의 대학생활은 술, 서클활동, 선배에 대한 짝사랑, 그를 좋아하던 고야마로 묘사된다. 어쩌면 이런 부분들은 대학이란 공간에서 실제적으로 벌어지는 일상의 모습들은 아니었을까? 문득 나의 대학시절의 추억들이 아련히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스물하나, 스물둘 : 카피라이터가 되다.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대학을 중퇴하게 된 히사오는 '신광사'라는 광고대행사로 취직하게 된다. 그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일상의 모습은 사회 초년생들의 비애(悲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밥도 먹지 못한채 일하던 막내사원인 그의 모습, 욕을 먹으면서도 일을 그만두지 못하던 선배의 모습.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일에 익숙해지고 능력도 인정받게 되면서 그 에게도 부하직원이 생긴다. 하지만 쉬운 일처리 하나 제대로 못하던 그들의 모습을 통해 또한번 직장생활의 고충(苦衷)이 묘사된다. 조금은 무거운 내용을 다루고 있었지만, '모리시타'라는 인물 덕분에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꼭 히사오가 바쁠때마다 전화를 했고, 느릿한 말투와 엉뚱한 얘기들로 웃음을 주었다.


스물다섯 : 결혼적령기(結婚適齡期)?
 갑작스런 어머니의 점심식사 요청에 부담없이 응했던 히사오, 하지만 그건 다름아닌 맞선자리였다.
우애(友愛)가 돈독했던 어머니들끼리 이미 상의가 된 상태에서 이끌려온 또 한명의 피해자. 두 사람 모두 이번 만남이 각자 동의없이 진행된 상황임을 알게되자 겨우 편안한 대화가 조금씩 오간다.


스물아홉 : 나의 꿈은?
 어느덧 경력이 쌓인 히사오는 마음맞는 동료와 사무실을 만들고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게 된다. 그러던 중 그는 VIP고객 부동산 거부(巨富), 고다의 불행을 보며 부(富)와 행복의 상관관계를 깨닫는다. 더불어 결혼을 앞둔 동료 오구라의 모습을 통해 꿈과 현실 괴리감(乖離感)마저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문득 자신의 꿈을.. 그리고 배첼러파티(총각파티)에 함께 모인 그들의 꿈을 떠올려 본다.


 누군가 오쿠다히데오의 작품은 유쾌하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 느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의 삶속에는 굵직굵직한 시대적 사건들이 녹아들어 있었다. 존레논의 죽음, 88년 나고야 올림픽유치 실패, 그리고 베를린장벽의 붕괴까지. 결국 따지고 보면 이 책은 그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만 가벼웠을 뿐이었다고 생각된다. 절대 그 소재와 내용까지 가볍지는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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